어떤 경로로 이 글을 보시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배스 낚시에 관심이 생긴 초보 조사라고 가정하고 배스낚시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최대한 쉽게 풀어쓰려고 노력하겠지만 해외에서 온 낚시 장르라 영어가 많은 점 양해 바랍니다.
1. 배스 낚시란?
일반적으로 배스낚시는 루어[lure] 낚시를 의미합니다. 미꾸라지 같은 생미끼로도 배스[Largemouth Bass]를 잡을 수 있지만 그건 논외로 하겠습니다. 그럼 루어 낚시는 무엇인가? 가짜 미끼[lure]를 이용하여 고기를 낚는 방법입니다.
대한민국의 경우 민물에서는 꺽지, 쏘가리, 가물치, 배스. 바다에서는 농어, 광어, 우럭, 부시리, 방어 같은 고기를 먹는 어식 어종을 낚을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배스를 타깃으로 하는 루어낚시를 배스 낚시라고 합니다. 배스를 잡기 위해서 우리는 플라스틱, 금속 등으로 만든 가짜 미끼를 활용해 얼마나 살아 있는 미끼처럼 보이게 하는가? 또는 리액션을 유도하는가? 가 관건입니다.
처음 가짜 미끼인 웜[worm]이나 미노우[minnow]를 보면 '이걸 배스가 물까?'라고 의구심이 듭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믿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믿고 던지다 보면 언젠가는 당찬 힘으로 수면에 솟아올라 멋지게 바늘 털이를 하는 배스를 만날 수 있습니다. 제가 섬진강에서 카약을 타고 미노우[저크 베이트]라는 루어를 활용해 배스를 잡는 영상을 보시죠. 더 쉽게 이해가 될 거예요.
미노우는 피라미와 같은 작고 날씬한 물고기를 흉내 내서 만든 루어입니다. 영상의 낚싯줄 끝에 달려있지요.
사용한 미노우는 착수하면서 물에 가라앉는 싱킹[sinking] 미노우입니다. 미노우를 배스가 있을 만한 곳에 던져서 배스를 보고 놀라서 도망가는 액션을 연출합니다. 그러다 액션을 멈추면 미노우가 천천히 가라앉게 되는데, 이걸 본 배스는 가라앉는 미노우를 다쳐서 비틀대며 죽어가는 손쉬운 먹잇감으로 착각하고 덥석 무는 거죠.
그놈은 미노우를 던져 분 것이고.. 난 가짜 미끼를 확 물어 분 것이여! 절대 현혹되지 마소!!
- 미노우를 피어싱 한 곡성의 섬진강 배스가 친구들에게 했던 말.
2. 왜 수많은 물고기 중 배스인가?
그럼 왜 수많은 어종 중 배스인가?
배스도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라지마우스배스[Largemouth Bass]만 낚입니다. 정확한 이름인 표준명은 큰입우럭인데 이렇게 부르는 사람은 거의 없고 그저 배스라고 부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 배스 또는 배스 낚시는 환영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우리나라 생태계를 교란하고 위협하는 못된 물고기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루어 낚시를 주도하는 어종은 단언컨대 배스입니다. 미국의 경우 해마다 개최되는 배스마스터클래식[Bassmaster Classic] 대회가 있는데, 우승 상금으로 30만 달러를 지급하고 있으며 총 상금 규모는 100만 달러가 넘는다고 합니다. 한화로 12억에 가까운 엄청난 금액이며, 이 대회 우승자는 스포츠 스타로서 부와 명예를 누리게 되죠. 미국에서 배스낚시는 단순한 취미를 벗어나서 우리나라의 축구, 야구 같은 하나의 스포츠 산업입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왜 수많은 어종 중 배스인가?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 더러운 물이나 깨끗한 물을 가리지 않고 세계 어디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근육질인 배스는 엄청난 힘으로 저항을 하는데 이 점이 사람들을 흥분시키기 때문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에 배스 낚시의 가장 큰 매력은 배스의 강한 탐식성과 호기심입니다. 배스는 강한 탐식성과 호기심을 지니고 있어서 어떤 루어를 사용해도 곧잘 반응하는 물고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수많은 낚시 기법이 있고, 그에 따라 사용되는 로드[낚싯대]와 릴, 다양한 루어를 조합해서 내가 원하는 기법으로 골라 잡는 재미가 있는 물고기가 바로 배스입니다.
물론 우리나라의 가물치도 탐식성이 강하고 힘이 세서 루어낚시로 매력적인 어종이지만, 배스처럼 다양한 채비로 낚시인들에게 즐거움을 주진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둘 다 매력적인 루어낚시 대상어인데, 가물치는 한 두 가지 매력으로 어필하지만, 배스는 다양한 매력으로 우릴 끊임없이 놀라게 하고 즐겁게 하기 때문에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고 좋아한다고 생각합니다.
3. 배스는 생태계를 파괴하는 나쁜 물고기 아닌가요?
1973년 6월 15일, 국립수산진흥원 산하의 청평내수면연구소에서 배스 치어 500마리를 미국의 루이지애나 주로부터 들여온 것이 우리나라의 최초 기록이다. 당시의 도입 목적은 양식업을 통한 농어촌의 수입 증대와 국민 건강증진을 위한 단백질 공급원의 확보였다.
- 출처: 조홍식, 루어낚시 첫걸음, 2010, p.362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법적으로는 나쁜 물고기 맞습니다. 큰입배스는 1998년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 고시되었으며, 현재까지도 생태계 교란 생물로 분류됩니다. 그렇지만 저에게 배스가 나쁜 물고기인가요?라고 묻는다면 이건 좀 어려운 질문 같습니다. 생물이 본능에 의해 살아가는 것을 두고 나쁘다 또는 좋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 따지면 전 지구에 광범위하게 환경을 파괴하고 있는 인간이라는 종은 나쁜 동물인가요? 배스가 만약 사람처럼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억울할 거 같습니다. 배스는 한국 사람들이 필요에 의해서 한국에 도입했다가 이젠 필요가 없어졌고 살아남으려는 본능에 따라 토착어종을 마구 잡아먹었습니다. 그러자 한국에선 생태계 교란 어종으로 지정해 냉동을 해서 세금으로 수매를 진행하거나 전문 다이버를 고용해 작살로 잡아들이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우리나라 토종 물고기인 가물치가 외래어종으로서 생태계 교란 어종 취급을 받고 있는데.. 한국 생태계에 끼치는 악영향은 인정합니다. 그래서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나쁜 물고기냐고 묻는다면 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배스를 잡았다고 가정하면 다시 물속에 놓아주거나 다른 저수지나 강에 살려주는 것은 법 위반입니다. 어업자원으로 활용치 않고 버릴 경우에는 폐기물 관리법에 의해 생활폐기물로 처리해야 합니다.
무슨 말이냐. 먹거나 사료로 쓰지 않는다면 뼈와 살을 분리해서 뼈는 일반 쓰레기봉투에, 살은 음식물 쓰레기봉투에 넣으라는 말입니다.
회를 뜰 수 있는 낚시인은 법을 준수 할 수 있지만 과연 그렇게 처리할 수 있는 낚시인이 얼마나 될까요? 현실을 고려해서 법을 개정해 주셨으면 합니다. 참! 배스를 생태계를 파괴하는 극악무도한 생명체로 여기시고 살아있는 생명을 쓰레기처럼 땅에 버리거나, 배스를 꽃처럼 사랑한 나머지 나뭇가지에 정성스럽게 꽂아 두시는 것도 안됩니다.
p.s. 정말 매력적인 취미인 배스 낚시!! 하지만 대한민국에선 취미로 즐기기엔 아쉬운 부분이 보입니다. 점점 나아지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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